낚시의 잔인함 (고통받는 물고기)
...그 파란 남해의 물 속에 잠기면 아주 따뜻하고 안온하거든. 검고 푸른 해초들이 종아리에 부드럽게 엉기고, 맑은 날이면 무수히 수면을 통과해 부서져 내리던 햇살들. 가끔씩 방파제 멀리로 은빛 비늘을 무수히 반짝이며 고등어떼가 내 곁을 스쳐 지나가기도 했는데. 살아 있는 고등어떼를 본 일이 있니?" "아니." "그것은 환희의 빛깔이야. 짙은 초록의 등을 가진 은빛 물고기 떼. 화살처럼 자유롭게 물 속을 오가는 자유의 떼들, 초록의 등을 한 탱탱한 생명체들. 서울에 와서 나는 다시 그들을 만났지. 그들은 소금에 절여져서 시장 좌판에 얹혀져 있었어, 배가 갈라지고 오장육부가 뽑혀져 나가고." "……." 여경의 숨이 골라지고 있었다. 그도 눈을 감았다. 그리고 다시 말했다. "그들은 생각할 거야. 시장의 좌..